노 “낙인효과에 인력난 우려…최저임금 폐업률 상관관계 미흡"
사 “작년 중위임금대비 최저임금 비율 63.4% 적정 수준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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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위한 심의를 벌였다. / 정다운 기자 |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노사가 최저임금 ‘구분적용’ 방안을 논의했지만 무산됐다. 경영계는 ‘중위임금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높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최저임금)수용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이유로 찬성을, 노동계는 낙인효과에 따른 갈등 및 인력난 심화를 근거로 반대했다. 아울러 노동계는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1만1500원으로 인상을, 경영계는 동결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위한 심의를 벌였다.
이날 노사는 지난 5차 전원회의에 이어 최저임금 구분적용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최임위 구분적용은 표결 결과 찬성 11명, 반대 15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회의 시작 전부터 경영계는 중위임금대비 최저임금의 높은 비율을 근거로 구분적용을 찬성을, 노동계는 낙인효과(특정 업종 임금 낮으면 인력난 심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 폐업률 상관관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피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중위임금(전체 임금근로자의 중간 임금)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높다는 것은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과 중위임금을 받는 사람의 임금 차이가 줄었다는 얘기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중위임금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작년 63.4%로 이미 적정 수준(45~60%)의 상한인 60%를 초과했고, 숙박음식업과 보건사회복지업 같은 일부 업종에서는 이 비율이 70~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 국가에서도 업종, 연령, 지역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 수용성을 높여왔다"며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감당하기 힘든 만큼, 일부 업종부터라고 구분적용 해야한다"고 부연했다.
또 "최저임금은 한번 결정되면 모든 사업주가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강행 규정"이라며 "저성장과 복합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최저임금 안정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경영계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이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나타내는 객관적 조사는 없다"며 "사용자위원들이 상관관계를 밝혀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구분적용은 결국 지역·연령·국가·성별·이주노동자까지 이어지는 차별을 연쇄화하자는 얘기"라며 "이를 제도화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경영계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지불여력 문제 역시 최저임금이 많이 인상돼서 실제 지불할 여력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임금 지급 과정에서 측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실질적으로 따져봐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부연했다.
한편 노사 양측은 이날 내년도 임금 수준을 결정할 ‘최초 제시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지난해 대비 14.7% 인상된 1만1500원을,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했다.
최저임금 의결 법정기한은 오는 29일지만 노사는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임위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법정 의결 기한(일종의 훈시규정)을 지킨 적은 아홉 번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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