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보다 능력"…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재편 가능성은더팩트 기사제공: 2025-06-18 00:06:04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오른쪽)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의 콜마그룹 남매 간 갈등은 창업주이자 부친인 회장이 직접 중재에 나설 정도로 격해지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선 이같은 갈등이 오래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콜마비앤에이치 이사진 선임을 둘러싸고 남매 지간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의 갈등이 커지면서 그룹 내부 경영권 재편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은 이날 콜마홀딩스가 신청한 콜마비앤에이치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관련해 심문에 나선다.

콜마홀딩스는 지난 4월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에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으나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이에 콜마홀딩스가 대전지법에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개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이번 심문기일이 열리게 됐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에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 중이다. 이승화 전 부사장은 식품·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온 인물인 만큼 콜마비앤에이치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인재라는 입장이다.

반면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은 이러한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윤 사장은 경영의 연속성과 독립성을 위해서라도 외부 인사의 사내이사 선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매 간 갈등은 창업주이자 부친인 윤동한 회장이 중재에 나설 정도로 격해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갈등이 오래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상현 부회장이 이끄는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 44.6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윤여원 사장이 보유한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은 7.72%에 불과하다.

때문에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윤 사장이 주도권을 잡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율에서 남매 간 차이가 커서 어떤 방법으로든 윤여원 사장이 윤상현 부회장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이사 선임을 넘어서 콜마그룹 내 권력 구도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콜마그룹은 지주사 콜마홀딩스를 정점으로 한국콜마, 콜마비앤에이치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며 윤상현 부회장이 그룹 전반의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윤여원 사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경영을 강조하며 계열사 간 자율성을 중시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콜마홀딩스 입장에서는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위해 콜마비앤에이치도 중앙 통제 아래 두려는 전략일 수 있다"며 "이번 임시주총 결과는 단순히 사내이사 선임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와 전략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마홀딩스와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팽팽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번 이사 선임 논란이 단기적으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안정성에 변수를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콜마그룹의 경영 철학과 지배구조 방향성을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핵심은 단순한 핏줄이 아니라 능력 중심의 인사 원칙이 관철되느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열리는 법원 심문 결과에 따라 콜마그룹의 내부 권력지도에도 중대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oone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