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2일 "새 정부가 민주적 맨데이트(정당성)를 갖고 출범한 만큼, 앞으로 한미 통상 협상을 국익 중심의 전략적 협상으로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취임식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실무 협상은 계속돼 왔지만, 이제는 큰 틀의 청사진을 새로 짜는 단계에 들어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상 협상이 우리나라 향후 5년, 미국은 4년 동안 산업·에너지·투자·통상 전 분야에 걸친 새로운 협력 틀을 만드는 일"이라며 "기존 임시 체제에서 벗어나 전 부처 차원의 TF를 확대·개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TF 대표급 인사를 1급으로 격상시키는 인사 조정도 검토 중이며, 인선은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여 본부장은 외신에서 보도한 '트럼프 정부의 각국 최후 제안 임박설'에 대해서는 "워싱턴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브레이킹 뉴스가 쏟아진다.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미 미국 측에 접촉을 요청해놓은 상태이며, 조만간 직접 만나 본격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도 18개국과 동시에 협상을 진행 중이고, 다음 주 다자 정상행사(G7) 등이 예정돼 있어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부연했다.
7월 6일로 설정된 '줄라이 패키지' 타결 시한과 관련해선 "우리도 미국도 현재 통상 환경은 고도의 불확실성이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다.
중요한 것은 선의로 협상해 나가는 것"이라며 "협상은 마지막 며칠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지금부터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일본과의 협력 및 CPTPP 가입 주장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워싱턴 싱크탱크에 있을 당시 사인(私人) 자격으로 언급한 내용"이라며 "다만 전략적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 필요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 의존도를 활용해 과도한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만 미국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도 우리를 필요로 한다"며 "상호호혜적인 해법을 창의적으로 설계해야 협상이 양국에서 정치적으로도 수용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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