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여파로 단체급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대형 식자재 유통 기업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업계 내 대형 M&A(인수합병)도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는 9일 발간한 '10대 트렌드로 살펴본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시장의 현주소'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오랫동안 영세업체 중심이었던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봤다.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30% 수준이지만, 대규모 물량 조달력과 물류 인프라, 비즈니스 솔루션 역량을 앞세워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사조그룹이 푸디스트를 2500억원에 인수했고, 올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지분 58.6%를 8695억원에 매입했다.
보고서는 "식품 가공 및 제조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전략적으로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K푸드가 인기를 끌며 단체급식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기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급식 기업들은 해외에 진출한 그룹사 물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다수였으나, 최근에는 미국, 베트남, 유럽 등지에 진출해 현지 사업장을 늘려가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체급식 외에 외식 솔루션, 컨세션, 아파트 식음 서비스 등 신사업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중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컨설팅과 브랜드 론칭 지원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외식업 전 단계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으며 군 급식, 공항·휴게소·스포츠 경기장 내 프랜차이즈 운영, 고급 아파트 단지 내 식사 제공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식자재 유통 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보고서는 "기존의 대면·전화 주문 방식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반 주문으로 전환되며 거래 방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자동화 물류, 콜드체인 시스템, 지역 마트와의 협업 등을 통해 고객 편의성도 제고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 "구내식당 혼잡도를 자동 측정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AI 피플카운팅' 서비스 개발(현대그린푸드), 식판을 인공지능(AI)으로 스캔해 음식물 잔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시스템 구축(삼성웰스토리) 등 AI 기반 시스템 도입도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정KPMG 유통·소비재 산업 리더인 한상일 부대표는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이 영세업체 중심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식자재 유통 기업은 디지털 전환, 프리미엄 급식, 글로벌 확장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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