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10번’이라는 별칭을 낳은 환희의 순간을 과연 블라디미르 유롭스키는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2017년부터 RSB를 이끌어 온 유롭스키는 대단한 장악력으로 1악장부터 이어온 절제된 해석을 유지하다가 특유의 코랄 주제가 등장하는 순간 응축됐던 긴장감을 해방시키며 객석이 기다리던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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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방송교향악단(RSB)과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과 협연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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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간소한 규모의 현악 편성이었지만 풍성한 음색이 흘러나왔다.
더블베이스 활약이 돋보였으며 관악 역시 독일 사운드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악장 중반 오보에 주제에 이어 등장한 RSB 악장의 바이올린 솔로는 좋은 연주의 교범 같았다.
자연스럽게 악기 간 대화를 유도했고, 정적인 흐름 안에서 청각의 초점을 잡아줬다.
RSB는 1923년 독일 공영 라디오와 함께 창단된 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다.
세르주 첼리비다케, 오이겐 요훔, 하인츠 로그너 등 독일 음악계 주요 지휘자들이 이끌며 정통 독일 관현악의 흐름을 이어온 악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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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연 중인 베를린방송교향악단과 블라디미르 유롭스키. 빈체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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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없이 명료한 비팅과 안정된 흐름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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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마친 베를린방송교향악단과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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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온 그는 이날 공연에서는 차분한 태도와 정밀한 기교로 곡을 해석했다.
1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평소의 격의 없는 이미지와 달리 진중하고 집중력 있는 연주로 갈채를 받았다.
앙코르에서는 이자이 소나타 2번과 바흐 파르티타 3번을 연주하며 기교와 감성을 두루 드러냈다.
특히 바흐에서는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빠른 패시지를 선명하게 처리하며 자신의 테크닉을 과시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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