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8곡, 빌보드 '핫 100' 동시 차트인
제베원, 보넥도 등 'Soda Pop' 댄스 챌린지 동참
 |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등 글로벌 음악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 사진은 작품 속 그룹 사자보이즈가 춤을 추는 모습이다. /넷플릭스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K팝과 'K-오컬트'를 결합한 독특한 소재에 가지각색의 전통 및 현대 문화를 녹여내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OST는 글로벌 음원 차트를 휩쓸고 전통문화를 향한 관심은 높아지는 등 'K-컬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더팩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일으킨 열풍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이하 '케데헌')의 흥행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품의 OST가 전 세계 음악 차트를 석권한 것은 물론 댄스 챌린지와 커버 열풍까지 일으키면서 K팝의 인기는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감독 메기 강·크리스 애펄헌즈)은 K팝 슈퍼스타 그룹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다.
작품 공개와 함께 발매된 '케데헌'의 OST는 글로벌 음악 차트를 점령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9일 자)에 따르면 작품의 OST에 실린 여덟곡은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동시 차트인했다. 해당 노래들은 작품 속 그룹인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가 부른 곡들이다.
헌트릭스의 'Golden(골든)'은 지난주보다 17계단 상승한 6위를, 사자보이즈의 'Your Idol(유어 아이돌)'은 지난주보다 15계단 상승한 16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 헌트릭스의 'How It's Done(하우 잇츠 던)'이 29위, 사자보이즈의 'Soda Pop(소다팝)'이 35위, 헌트릭스 루미와 사자보이즈 진우의 'Free(프리)'가 41위, 헌트릭스의 'What It Sounds Like(왓 잇 사운즈 라이크)'가 43위, 헌트릭스의 'Take down(테이크 다운)'이 51위를 차지했다. 트와이스(TWICE) 정연 지효 채영이 부른 버전의 'Take down'은 86위를 기록하며 새롭게 차트에 들어왔다.
이렇게 빌보드 '핫 100'을 점령한 곡들이 담긴 '케데헌'의 OST 앨범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가 두각을 나타냈다. 이는 해당 차트에서 앨범이 기록한 자체 최고 순위다. 아울러 'Golden'은 빌보드 글로벌 차트도 석권했다.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것이다. 지난 2020년 신설된 두 차트에서 가상의 아티스트가 1위를 자치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
| 그룹 제로베이스원, 보이넥스트도어, 라이즈, 트와이스(왼쪽부터)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댄스 챌린지에 동참했다. /각 그룹 틱톡 계정 영상 화면 캡처 |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미국 차트에는 지난 4일(현지 시간) 'Your Idol'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K팝 아티스트의 노래는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Seven(세븐)', 지민의 'Who(후)', 블랙핑크 로제의 'APT.(아파트.)' 3곡뿐이었다. 같은 날, 다른 수록곡들도 '데일리 톱 송' 미국 차트 상위권을 수놓았다. 'Golden'이 2위, 'How It’s Done'이 8위, 'Soda Pop'이 10위를 차지했다.
숏폼(길이가 짧은 형태의 콘텐츠) 플랫폼에서는 '케데헌' 댄스 챌린지 열풍이 거세다.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챌린지'를 검색하면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는 다수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사자보이즈가 입은 검은색 갓과 도포를 착용한 채 댄스를 펼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이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챌린지 바람은 더 강해졌다.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플레이브(PLAVE), 라이즈(RIIZE), 투어스(TWS)가 'Soda Pop' 챌린지에 참여했다. 틱톡에서 제로베이스원의 영상은 1716만 회, 보이넥스트도어의 영상은 1106만 회 조회수를 넘겼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 RM(알엠)이 라이브 도중 'Soda Pop'을 따라 부르며 춤을 춘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자보이즈 진우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차은우가 지난 12일 열린 자신의 팬미팅에서 'Soda Pop'에 맞춰 춤을 춘 영상 역시 눈길을 모았다. 화려한 제복 차림을 한 차은우가 절도 있는 안무를 선보이는 20초 분량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414만 회를 넘겼다.
 |
| 배우 차은우가 지난 12일 열린 자신의 팬미팅에서 'Soda Pop'에 맞춰 춤을 췄다. /틱톡 Eun-Woo Updates 계정 영상 화면 캡처 |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 기현 형원 주헌은 검은색 갓과 도포를 갖춰 입고 'Your Idol' 노래에 따라 춤을 추는 영상으로 틱톡 조회수 1560만 회를 기록했다. 'Takedown'을 부른 트와이스 정연 지효 채영이 안무를 추는 영상은 무려 틱톡 조회수 2423만 회를 돌파했다.
스타들이 올리는 OST 커버 영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룹 어반자카파(URBAN ZAKAPA) 권순일은 작업실에서 'Golden'의 후렴구를 부르는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각각 조회수 222만 회, 유튜브 147만 회를 기록했다.
여성 가수들의 노래지만 음정을 낮추지 않은 채 고음을 소화한 권순일은 헌트릭스 루미의 목소리를 연기한 미국 배우 아덴 조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는 권순일의 인스타그램에 "할 말을 잃었다. 믿을 수가 없다. 혹시 루미?"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룹 엔믹스(NMIXX) 릴리, 가수 권진아 등도 'Golden'을 커버한 영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OST 열풍을 업은 '케데헌'은 아카데미상까지 노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Golden'을 내년 개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로 출품할 계획이다. 아카데미는 지난달 30일 공식 소셜 미디어에 "헌트릭스는 세상을 구했을 뿐 아니라 내 스포티파이도 구했다"고 글을 남기며 이례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Golden'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7월 19일 자)에서 6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
OST에 K팝 아티스트들이 다수 참여한 점도 이목을 모은다. 앨범에는 트와이스 정연 지효 채영이 부른 버전의 'Take down'을 비롯해 남성 듀오 멜로망스가 부른 SBS 드라마 '사내맞선'의 OST '어쩌면 사랑'도 실렸다.
아울러 더블랙레이블의 수장인 테디를 중심으로 쿠시, 24, 빈스, IDO(아이디오), 대니 정 등 프로듀서진은 'Golden' 'Soda Pop' 'Your Idol' 'How It's Done'을 만들었다. 대니 정은 사자 보이즈 베이비 역을 맡아 가창에 참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의 안무는 더블랙레이블 소속 안무가 리정이 참여해 완성했다.
이러한 OST 인기의 배경에는 넷플릭스라는 거대 플랫폼에서 작품이 공개된 점, 영화 자체의 흥행, K팝을 떠올리게 하는 OST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OST가 만들어 낸 돌풍은 K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일으키고 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데다가 노래가 잘 배치돼 OST가 인기를 끈 것 같다. OST 자체가 K팝을 연상시키는 노래로 재미와 흥을 불러일으킨다"며 "K팝의 성취라고 본다. 정체돼 있는 K팝에 활기와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작품이 화제가 돼 OST 역시 인기다. K팝 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작품을 봤으면 OST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며 "K팝의 인기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K팝을 제대로 이해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K팝 팬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끝>
silkim@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