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와 FC서울의 친선경기. 킥오프 4시간 전부터 경기장으로 향하는 광장과 실내 쇼핑몰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청소년과 가족 단위 축구 팬들로 북적였다.
체감온도 32도의 무덥고 습한 날씨였으나 2010년 이후 15년 만에 방한한 유럽 명문 구단과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표정에 가득했다.
이 경기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 그룹이 다음 달 1일 창사 30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벤트다.
메인 스폰서를 맡은 BBQ는 지난 6월11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47일간 프로모션을 진행해 관중 3만여명을 모집했다.
자사 애플리케이션(앱)과 공식 인스타그램 이벤트, 스크래치 응모권 등을 통해 입장권을 제공했다.
57개국에서 온 해외 패밀리와 사업 파트너, 현지 고객 등 200여명도 초청을 받았다.
경기장 한쪽 구역을 가득 채운 고객과 점주들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줄무늬 바탕에 흰 글씨로 '아이러브 BBQ(I♡BBQ)'가 적힌 카드섹션을 선보이며 흥을 북돋웠다.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도 벅찬 표정으로 경기장을 누볐다.
창사 30주년을 기념하는 등번호 30번이 적힌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주요 패밀리와 파트너를 맞이했고, 그라운드에서는 양 팀 선수들과 차례로 악수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선전을 당부했다.
시축 행사자로도 나섰다.
윤 회장은 "고객들의 사랑과 성원 덕분에 BBQ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F&B(식음)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5만개 가맹점 개설'이라는 목표 아래 맥도날드를 넘어 세계 최대·최고의 F&B 프랜차이즈 그룹이자 80억 인류가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며 "앞으로도 5000만 모든 국민이 BBQ를 더 많이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직관(현장에서 직접 관람)' 기회를 얻은 BBQ 고객과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인천에서 BBQ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창사 30주년 행사 덕분에 이곳에 올 수 있게 돼 아내와 아들이 정말 좋아한다"면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자영업자들에게 이번 행사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단비 같은 이벤트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한 축구팬은 "돼지가 품에 안기는 꿈을 꾸고 주식에 투자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바르셀로나 팬으로서 치킨을 주문하고 1등석 티켓에 당첨된 것이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에 베테랑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신성 라민 야말 등 리그를 대표하는 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세워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몰아붙였다.
야말과 페란 토레스가 각각 멀티골을 넣는 등 경기 내내 우세한 흐름을 이어가며 7-3으로 대승을 거뒀다.
FC서울 팬을 포함해 경기장에 운집한 관중 6만2482명은 골이 나올 때마다 함성을 터뜨리며 축제를 즐겼다.
오는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K리그1 대구FC와 방한 두 번째 경기를 한다.
BBQ는 바르셀로나 초청 경기를 계기로 지난해 기준 400만명 수준인 앱 회원 수를 늘리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경기 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통해 앱 가입자가 평소보다 6배 이상 증가하고, 트래픽 수도 8배가량 상승했다.
BBQ 관계자는 "배달앱 대신 자사 앱이 활성화되면 고객들이 메뉴를 주문하는 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빅데이터로 축적할 수 있고, 이를 분석한 맞춤형 프로모션도 가능하다"며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치킨 1마리 주문 시 약 2000원 수준인 배달앱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수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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