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뇌관으로 꼽혔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이 다시금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구글이 요구해온 한국의 고정밀 지도 반출은 한숨 돌렸으나 추가 공방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31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안에 온플법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상 단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최종 테이블에는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온플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행위 규제를 목적으로 한다.
당선 직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으나 미국의 통상 압박에 전면 재검토까지 언급됐다.
미국이 구글·애플 등 자국 기업이 규제에 포함되는 것을 빌미로 온플법을 관세 협상의 걸림돌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안팎의 논란에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앞서 국회는 온플법 입법 논의를 통상 협상 이후로 미뤘다.
플랫폼 업계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결론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온플법이 정부가 강조하는 인공지능(AI) 강국으로의 도약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국가 안보 등의 문제로 반대 의사를 밝혀온 고정밀 지도 반출은 방어에 성공했다.
대통령실은 "추가적인 양보는 없다"고 했다.
다만 2주 내로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안보 관련 협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미국이 다시금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당 사안은 구글이 지난 2월 한국 정부에 좁은 골목길까지 표시할 수 있는 5000대 1 축척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이슈가 됐다.
산업·학계에서는 구글이 국가 핵심 자산을 유용해 첨단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 반출 시 안보에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공간정보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밀지도는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인 만큼 양보해선 안 되고, 정부도 같은 뜻을 내비친 만큼 반출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국방부·외교부 등이 참여하는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는 다음 달 11일까지 고정밀 지도 반출 최종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구글은 2011년, 2016년에도 지도 반출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군사기지 등 보안시설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며 불허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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