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근처에서 주량이 가장 세다는 소문이 있다.
소문이라기엔 구체적인 제보가 많다.
"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24일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별안간 자신의 주량을 과시했다.
일정 시간 동안 카톡 애플리케이션(앱)에 짧은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펑'이라는 기능을 활용했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는 짤막한 글을 올렸는데 '사실 두산베어스 광팬인데 2025년 성적이 좋지 않아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고백했다.
또한 본인을 이성적 사고가 강하게 지배하는 '대문자T'라고 칭하면서도 '마음은 따뜻하고 사람을 품어준다'고 했다.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로는 검은색 남방을 꼽았다.
카카오 인기 캐릭터 '쪼르디'에 정 대표의 모습을 입혀 '시나쬬'라는 이름을 가진 앙증맞은 일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2023년 도입된 펑은 카톡 사용자가 만든 수초의 짧은 콘텐츠를 일정 시간(12시간, 24시간, 48시간) 동안 카톡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기능이다.
일상생활을 가볍고 재치있게 표현하고 소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카톡 친구 탭에서 상단에 위치해있으며, 플러스 버튼을 누른뒤 원하는 사진이나 텍스트를 넣어 공유하기를 누르면 된다.
내가 원하는 친구들만 선택해서 콘텐츠를 보여줄 수도 있고, 자신만 보기도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친구 태그 기능도 추가됐다.
최대 10명까지 태그 가능하며 태그된 친구는 펑 메시지를 받고 태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비슷하다.
다만 월간활성사용자수(MAU) 4600만명에 달하는 카톡의 활용도를 고려했을 때 펑의 호응은 저조한 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최소 가입 연령인 만 14세 이하의 세대에서는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했지만 이를 보여줄 통계나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 대표의 게시물이 펑을 심폐소생술 하는 행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친구 탭에 위치한 펑은 카톡 앱에서도 매우 비중있는 자리인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건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카카오는 올해 안에 '발견' 탭을 새로 선보여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발견 탭은 '오픈채팅'을 제치고 카톡 세번째 탭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발견 탭에 대해 "이용자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발견하고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요즘 유행하는 콘텐츠 소비 포맷으로 인식되는 숏폼 비디오를 피드형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튜브 숏츠나 네이버의 클립처럼 짧은 영상을 연속해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발견 영역을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트래픽이 늘면서 이용자 체류 시간도 늘어날 거란 기대를 하고 있다.
단순히 카톡만 주고받는 게 아닌, 재미를 찾는 플랫폼으로서 이용자들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시도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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