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민영화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의미는 복잡하다. 관련된 이들이나 조직이 많아 찬반 세력의 이해관계로 인해 많은 논란을 불러오기 때문에 실로 민영화 기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금융권의 민영화는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로 인해 해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최종 단계에 들어서도 완전한 민영화에 이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내재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우리금융그룹은 이 통례를 깨뜨리고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데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새로 태어나는 놀라운 변신을 이루어내 재계에 모범적인 사례로 역사를 장식하게 됐다. 그만큼 어려운 작업을 줄기차게 밀어붙인 결과이며 이 뒤편에 임종룡 회장의 헌신과 노력, 강력한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우리금융은 2001년 4월 예보 지분 100%의 국내 첫 금융지주로 출범한 이래 여러 차례의 블록세일(대규모 주식 매각) 등을 전개하며 점진적인 민영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2024년 3월엔 예금보험공사의 마지막 잔여 지분을 매입한 후 소각하면서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고 이번에 보험사 편입을 성공시킴으로써 그룹의 면모를 새로이 한 것이다.
이로써 우리금융그룹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주축은 은행을 중심으로 보험, 증권, 카드로 이어지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라인업을 완벽하게 갖추게 돼 완전 민영화한 지 1년 반 만에 금융그룹의 면모를 일신하고 타그룹과의 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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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이 그룹의 새 가족이 된 동양생명·ABL생명 직원에게 디지털 선도의 의미가 담긴 새로운 그룹 보조휘장을 달아주고 있다.(사진=우리금융) |
금융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
지난 1일 우리금융그룹은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작년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1조5500억원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약 10개월 만에 인수를 마무리 짓고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면모를 일신했다.
이날 부로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곽희필 ABL생명 대표가 각각 취임했다.
성대규 신임대표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보험산업 관련 주요 정책 업무를 수행했다. 2016년부터 3년간은 보험개발원장을 역임하며 보험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었다.
성 대표는 2019년에는 신한생명 대표로 선임돼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2021년에는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초대 대표로 취임해 조직 통합과 내실화를 이끌었으며 2024년 9월부터 우리금융에 합류해 생명보험사 인수단장으로서 동양·ABL생명 인수 과정 전반을 총괄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동양생명 신임대표에 취임했다.
곽희필 ABL생명 대표는 보험 영업 전문통으로 불린다.
신한금융플러스 GA사업부문을 맡게 됐다. 1966년생인 그는 구 ING생명 FC영업추진부 상무, ING생명 FC영업추진부 부사장, 오렌지라이프 FC조직혁신부 부사장 등 신한생명과 통합 전 설계사 채널에서 경력을 쌓았다. 통합 후에도 현장에서 신한라이프 FC지원팀 부사장, 신한라이프 FC1사업그룹 그룹장 등을 맡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설계사 채널 시너지를 이끌었던 역전의 용장으로 불리웠기에 이번에 ABL의 선장을 맡은 것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 두 리더가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양·ABL생명은 오랜 세월 재계에서 저력을 보여왔기에 그동안 쌓았던 인맥과 촘촘한 판매 채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산 규모는 동양생명이 34조원, ABL생명이 18조원에 달하고 양사의 고객은 종합 350만명, 연간 순이익은 4000억원 수준이라 이로써 우리금융의 체급도 확실하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기준 그룹 수익 중 은행 몫이 지나치게 크기에 재무 포트폴리오가 다채롭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과 후원, 보험업 저변 확대를 통해 두 생보사가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인공지능 시대 이끌고 갈 디지털 생태계 확산
인공지능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 새 정부 장관직에 AI 전문가가 올라설 정도로 정부와 민간이 모두 AI에 올인하는 뿐위기이다. 이에 금융권도 지주사마다 조직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앞장 서서 견인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계에 안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A I관심가이다.
그는 그룹 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향후 대내외 업무의 상당수를 AI로 전환해 종합금융사로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 작업은 임종룡 회장이 일찍부터 관심을 기울여 온 분야다. 임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플랫폼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며 그룹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디지털 거버넌스 강화를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 온 임 회장은 지난 해 초부터 IT업무를 전문 자회사가 위탁 수행하던 방식에서 관계사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바꿨으며 우리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우리WON뱅킹’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AI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로써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에 주력해 온 우리금융은 ▲AI 기반 고객 상담 및 자산 관리 서비스 도입 ▲비대면 대출 및 예금 상품 강화 ▲고객 편의성 확대 및 거래 활성화 같은 디지털 전환 성과로 우리WON뱅킹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지난 5월 기준 850만명을 넘어서게 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최근 그룹사 CEO들을 모아 AX추진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AI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임 회장의 숙원이었던 동양생명·ABL 자회사 편입이 성공하자 앞으로 핵심 경영전략 과제로 AI 경쟁력 강화를 제시하고 이를 구체화할 계획임을 내비친 것이다.
앞으로 임 회장은 AI 추진 관련 현안을 직접 챙기고 이를 실행할 지주·그룹사 임원들을 위한 디지털 금융 리더십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 등을 적극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우리금융지주의 금융테크부를 AX전략센터로 확대·개편해 그룹사 전체 AX 전략을 총괄토록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각사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AI 서비스·시스템을 금융지주 관점에서 살펴보고 조율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를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또 주력사인 우리은행에서는 AI플랫폼부 안에 에이전틱AI를 전담할 팀을 새로 만들고 AI플랫폼부 인원도 대폭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막연히 쓸 줄 아는 정도에서 벗어나 임직원이 이를 전략무기급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 임 회장의 목표다.
이 때문에 여러 부서에서 근무하던 AI 인력을 모두 모아 은행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에서 AI 면접을 시범 적용하고 확산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의 재무 상황도 개선되고 있어 이런 노력이 체질화되면 더 많은 수익과 재무 건전성을 이룰 것으로 내다본다.
LS증권의 경우 2일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실적추정치 변경과 자본비율 제고, 사업다각화 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2만6000원을 제시, 기존 대비 30%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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