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를 두고 "실적에 편승해 위기의 심각성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사장단에 강도 높은 위기의식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권 회장은 3일 열린 HD현대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하반기 실적 점검과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회의에는 권 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13개 주요 계열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중국 제조업의 급성장 ▲중동지역 전쟁 리스크 ▲미국의 철강·기계 관세 부과 등 복합적인 외부 요인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각 사가 직면한 위기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HD현대 측은 설명했다.
권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 자리에서는 통상적인 이야기나 수치 중심 보고가 아니라, 시간을 초과해서라도 본인의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놔달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앞으로 닥칠 불황과 위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힘쓰되, 외부 변수에 흔들려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장단에게는 리더로서의 책임 있는 태도도 당부했다.
권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리더의 역할과 판단이 중요하다"며 "지금의 인적·물적 자원으로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소신 있게 행동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행동해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하며 "사장들이 직접 현장에 자주 나가서 미흡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달라"고 주문했다.
HD현대는 이날 회의에서 연초에 세운 각 사의 사업 목표를 재점검하고, 부진한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과 재편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중장기 사업 계획 또한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향후 각사별로 '경영현황설명회'를 통해 위기 상황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전사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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